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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붕괴하는 학원 강사 아르바이트 후기
지금까지 학원에서 아르바이트 조로 강사 일 하는건 가끔 포스팅에 비춘 적이 있어서 아는사람은 다 알겠지만.. 나는 학원강사 일을 했었다. 학원강사 일의 치사함을 생각하면 그만둘 때 3보마다 침을 뱉어도 모자라겠지만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이번 고3들 수능이 끝난 시점으로 해서 강사 알바와는 영원히(였으면 좋겠다) 안녕을 고했는데 그것에 대한 잡담성 후기.

일단 내가 가르친 과목은 영어이며, 지금까지 일해본 학원은 조그만 학원 2(+ 조금일하다 짤린곳 1)이고 대상은 초딩부터 중고딩까지였다.

1. 장점
일단 학원알바의 장점은 다들 알고있듯이 시간대비 고소득이라는거다. 특히 대학생들한테는 더 그렇지.. 서울 안에 있는 학원이라면 큰학원 아니라도 시급으로 대강 계산 했을 때 시간당 최소 8천원 정도는 쳐 주니까. 이건 경력이 없을 때 이야기이고 경력이 6개월 정도만 되어도 시간당 만원 정도는 벌 수 있다. 물론 과외만한 시급은 아니지만 학원은 과외보다 안정적이기도 하고 또 과외보다 진입장벽이 낮다. 그리고 다른 알바들에 비해서 알바로서 어쩔수 없이 느끼는 직장에서의 상하관계(나는 알바고 배우는 입장이고 시키는일 하는거고.. 이런거)가 덜한 편이다. 내 수업은 내 관할이니까 딱히 원장한테 이거 하세요 저거 하세요 이건 왜 이래요 이런 소리 들을 일이 별로 없었다.

2. 단점
하지만 학원강사는 정신적인 피로 쩌는 직업군이다 다들 알다시피..

3. 초/중/고-가르치는 대상
일단 나는 어린아이들을 매우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밝혀둔다. 원래 그냥 그랬는데 초등학생 대상 영어학원에서 2주 정도 근무하면서 매우 싫어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말해서 급여는 초<<중<<고 순서이고, 난이도는 초>>중>>고 순서라는게 나의 생각.(영어 기준이다)

3-1. 초등학생: 통제가 매우 어려움. 착한 아이도 애는 애기 때문에 쉽지않음. 9명의 착한아이가 있어도 1명이 ADHD돋는다면 카오스
수업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애초에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가 자체가 관건임
3-2. 중학생: 어느정도 말이 통하기 시작하는 단계. 하지만 반항기가 시작되는 단계이기도 함.
수업내용은 초,중,고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 같음(영어) 왜냐하면 문법 위주로 가기 때문에.. 웬만한 문법은 중학교때 다 공부하니까 문법 설명을 제대로 잘 해서 개념을 잡아줘야하는데 애들은 당연히 지루해함
3-3. 고등학생: 천사들. 말이 잘 통함.
수업은 독해 위주로 진행하면 되므로 어려울 것 없음.(영어)
물론 개중에는 초,중 기본이 전혀 안되어있는 고등학생 같은 변수가 얼마든지 있긴 함.

4. 싸장님을 너무 믿지 말자
이건 꼭 학원 강사 알바만이 아니라 다른 알바도 마찬가지겠지만, 다른 직군의 아르바이트보다 학원 알바를 하면서 유독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다.
게시판 같은 곳에서 알바 관련 글에 '사장님은 너무 좋은 분이신데...' 라는 문구를 심심찮게 보는데, 이건 마치 '내 남친은 때리지만 않으면 벤츠인데..'하는것과 마찬가지다. 학원 원장들은 그래도 배운 사람들이고 학부모 상담 같은 데에도 이력이 붙은 사람들이라 친절하고 좋은 사람같이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믿지는 말자.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사례들 :
4-1. 처음 채용할때와 실제 업무내용이 조금씩 말이 달라지는 경우: 처음에는 하루에 4시간씩 수업만, 이라고 이야기하고 일 시작했는데 시험기간(시험 전 1달간)에 보충수업 3시간씩 붙고 주말근무 5시간씩 붙고, 분반하면서 수업시수 늘어나고 기타등등.. 애초에 계약할때 '시험때는 보충 조금 있구요~' 이런식으로 뭉뚱그리지 말고 정확하게 보충시간과 기간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혹은 보충 수당을 합의하는 것이 좋다.
4-2. 채용했다가 며칠 썼다가 잘랐다가 다른 선생 대타로 며칠 썼다가 한참뒤에 다시 연락해서 다시 채용했다가 또 자름: 뭐 이정도까지 진상부리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겠지만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채용했다가 며칠 쓰고 취소하고 그런 경우는 많더라.
4-3. 임금 체불: 그만둔지 한달이 넘도록 한달치 월급을 안 넣어주고 있음.(현재진행)

그런데 4-1~4-3까지 이 모든 경우에 원장들은 항상 너무너무 미안해하며 곧 개선해줄 것처럼 교묘하게 이야기하면서 시간을 끌기 때문에 순진한 알바생들은 '그래도 원장은 좋은사람인데 학원이 어려워서.. 사정이 있으니까..'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속지말자. 처음부터 원장을 불신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좋은사람이라고 믿고 따를 필요도 없을것같다.들은 사람 조련에 이력이 난 자들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
직업정신과 책임을 가지고 학원강사 오래 하는 사람도 없지 않고,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일개 알바였을 뿐이고.. 가르칠 때야 열심히 가르쳤지만 강사 일 자체를 나의 직업으로 생각하지는 않아서 알바 기준으로 써 봤다.
학원 강사로서 교직에 준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자기의 커리어를 키울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는 내 글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다만 알바로 학원 강사 일이 어떨까 고려중인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함.

쎄굿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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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일상* 
2010/12/22 19:06, mari.

  1. 2011/04/05 19:52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heyhey 2012/12/18 03:24 Delete Reply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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